[독자편지]정세연/화려한 은행 PB코너 씁쓸

  • 입력 2002년 9월 25일 18시 03분


얼마 전 회사근처 은행이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수리를 한다고 해 보다 쾌적한 은행을 기대하며 통행인들이 기꺼이 불편을 감수했다. 그러나 수리를 마친 은행은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기존의 일반창구를 축소하고 프라이빗 뱅킹(PB) 코너를 은행의 3분의2 넓이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은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고급 인테리어에 대형 화분, 1 대 1 데스크 등 일반창구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PB코너는 은행의 주고객인 일반 직장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군다나 점심시간 등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의 일반창구에는 번호표를 뽑아든 고객들이 빠듯한 점심시간을 쪼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해 널찍한 PB코너에는 고객이 없어 직원도 한가롭기만 해 대조를 이뤘다. 은행은 예나 지금이나 서민에게는 가깝고도 먼 곳이다. 세금 감면 혜택이 있는 근로자우대저축을 들려면 까다로운 서류를 내야하고 더구나 공과금 수납을 거부하는 은행도 있다고 한다. 정말 은행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정세연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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