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油價 배럴당 30달러 돌파

  • 입력 2002년 9월 24일 18시 43분


경제지표 악화 및 기업실적 부진 등에 대한 우려로 미국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6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유럽 등 세계증시가 동반 하락한 반면 국제 유가는 치솟았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장보다 36.15포인트(2.96%) 떨어진 1,184.94를 기록, 96년 9월12일의 1,165.81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장보다 113.87포인트 하락한 7,872.15를 기록했으며 S&P500지수도 833.70으로 11.65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올 여름을 고비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낙관론보다는 추가적인 하락을 점치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과 멕시코를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중남미산 원유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급등했다.

▽경기선행지수 3개월째 하락〓뉴욕의 민간경제연구소인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의 경기선행지수는 111.8로 7월에 비해 0.2%가 하락, 6월 이후 3개월째 연속으로 하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이 당초 전망했던 0.1% 하락보다 지수가 크게 내려간 것이다.

경기선행지수는 6월엔 0.2%, 7월엔 0.1%가 각각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미래의 경기를 전망하는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경기둔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의 수석경제분석가인 켄 골드스타인은 “이 같은 결과는 경기둔화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6월이나 7월과는 달리 지난달 경기선행지수에선 지수를 산정하는 10개 변수 중 긍정적인 변수는 통화량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기업들의 실적 부진 발표도 증시폭락을 부추겼다.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는 텔레콤 및 금융서비스부문의 경기악화로 유럽지역의 판매부진이 조만간 회복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월마트는 최악의 판매부진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으로 내다봤다.

유럽증시도 이날 미국증시의 약세 소식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의 재임 성공이 악재로 작용해 동반 하락했다. 특히 연방하원 선거에서 신승을 거둔 슈뢰더 총리가 향후 노동계와 재계의 눈치를 살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독일 DAX30지수는 3.78% 내린 2,949.81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 급등 30달러 돌파〓한편 국제유가는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관한 유엔의 새로운 결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23일 최근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87달러(2.9%) 급등한 30.71달러를 기록, 지난해 2월9일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또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에서도 1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날보다 0.70달러(2.5%) 오른 29.13달러를 기록, 지난해 9월1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덮친 허리케인 ‘이시도르’가 이번 주 중 멕시코 북부와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유가의 일시적 급등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베를린〓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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