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감동료 육성테이프 공개 "김대업씨 병풍공작 얘기"

  • 입력 2002년 9월 23일 23시 21분


23일 서울지검에 대한 국회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아들 정연(正淵) 수연(秀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金大業)씨와 여권 및 검찰과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마약 사범으로 김씨와 서울구치소에서 함께 복역하며 김씨의 말을 전해들었다는 선모씨(25)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이날 공개했다.

홍 의원은 “김씨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을 박준영(朴晙瑩) 전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과 천용택(千容宅) 의원을 통해 쉐라톤워커힐 호텔 안에 있는 별장에서 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선씨에게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과 가까운 사이다. 지난해 11월초 설 의원이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 검사실을 찾아와 면담을 했고 ‘설 의원이 먼저 파일 하나를 공개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

홍 의원은 검찰 간부들과 일부 정치인이 김씨에게 ‘병풍(兵風)’ 수사협조를 대가로 석방 보장 및 편의를 제공해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홍 의원은 “테이프에는 천 의원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교도소에서 김씨를 특별 면회했으며 김대웅(金大雄) 당시 서울지검장이 김씨를 만나 ‘확실하게 협조해주면 석방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선씨는 테이프에서 “박 부장검사가 올 1월 초순경 ‘김씨의 구치소내 편의를 봐주라’고 구치소장에게 전화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기만(金基萬) 청와대 부대변인은 “박 실장은 김씨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근거도 없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공보수석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천 의원은 “홍 의원은 본인이 서울 구치소에서 김씨를 특별 면회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그 증거를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부장검사도 “전혀 사실 무근이며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김씨는 8월6일 검찰청에서 처음 봤다”고 해명했다.

김대업씨 역시 “선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그런 사람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적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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