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 키퍼-두산 레스 다승왕 상륙작전

  • 입력 2002년 9월 12일 17시 25분


‘앞(선발)과 뒤(구원)’에서 모두 불이 붙었다.

프로야구 시즌 막판 다승왕과 구원왕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승왕 부문에서는 송진우(36·한화) 키퍼(34·기아) 레스(29·두산)의 3파전이 뜨겁다.

‘늘 푸른 소나무’ 송진우는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며 11일 현재 시즌 16승으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사상 첫 용병 다승왕을 향한 ‘동상이몽’의 주인공인 키퍼와 레스는 송진우에게 불과 1승차로 뒤진 공동 2위. 이들 3명의 공통점은 파워보다는 정확한 컨트롤과 변화구를 앞세운 기교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19승을 올렸던 1992년 이후 10년만의 다승왕을 노리는 송진우는 세월의 흐름을 잊은 채 제2의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9월 들어 한화가 무서운 뒷심을 보이고 있어 송진우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하고 있는 상황.

용병 부진이 두드러진 올 시즌 키퍼와 레스는 외국인 투수 가운데 ‘군계이학’으로 꼽힌다. 키퍼는 변화무쌍한 체인지업과 포크볼로 기아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으며 전반기 다승 선두였던 레스는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물가물해진 두산의 희망.

다승왕 레이스가 한미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면 구원왕은 신구 대결 양상이다. 구원왕 단골 손님 진필중(30·두산)에게 무서운 신인 조용준(23·현대)이 도전장을 던진 것. 진필중과 조용준은 시즌 29세이브포인트(SP)로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진필중이 99년(52SP)과 2000년(47SP)에 이은 통산 3번째 구원왕 등극이 유력해 보였으나 최근 분위기는 조용준에게 넘어간 듯 하다.

두산의 침체 속에서 진필중은 등판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구원 행진에 제동이 걸린 반면 조용준은 무서운 뒷심으로 세이브 사냥에 나서고 있다. 시즌 후반기 성적만 봐도 진필중은 6SP를 보태는데 그쳤고 조용준은 이 보다 3배 가까운 17SP.

특히 남은 경기수에서 현대는 두산 보다 7경기나 많은 24경기를 치러야 해 조용준은 진필중보다 등판 기회가 많아 그만큼 유리하다. 그래서 조용준은 그냥 ‘소방왕’이 아니라 84년 신인으로 최다인 35SP를 올리며 구원왕에 등극했던 윤석환(당시 OB)의 기록을 넘어서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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