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송진우 ‘늘 푸른 소나무’

  • 입력 2002년 9월 4일 17시 53분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일까.

언제나 푸름을 잃지 않으려는 노송처럼 마운드를 굳게 지키고 있는 한화의 송진우(36)를 두고 하는 얘기다.

송진우는 3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5승째(6패)를 올리며 다승과 평균 자책(2.99)에서 모두 단독 선두에 나섰다. 8이닝 동안 8안타 2실점으로 잘 던져 팀의 4-3 승리를 이끈 것.

이날 송진우는 오른쪽 타자를 바깥쪽으로 유인한 뒤 빠른 공으로 몸쪽에 붙여 평범한 타구를 유도하는 노련한 투구 패턴으로 LG의 타선을 공략했다.

다승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 레스(14승)와 기아 키퍼(13승)가 최근 맥을 못쓰고 있어 송진우의 다승왕 등극 전망은 밝은 상황.

또 송진우는 삼성 노장진(평균자책 2.26)과 엘비라(평균 자책 2.50)의 규정 이닝 진입 여부에 따라 평균 자책 1위도 노려볼 만 하다. 다승왕과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92년 이후 10년 만에 개인 타이틀 2관왕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 평균자책 타이틀을 따낸다면 98년 정명원(당시 32세)의 최고령 기록도 깨뜨리며 수상하게 된다.

게다가 송진우는 올시즌 177과 3분의1이닝을 던져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해 내고 있다. 2위는 삼성 임창용으로 166과 3분의1이닝. 25경기에 등판했으니 경기당 평균 7이닝 정도를 던진 셈이다. 이런 페이스라면 자신의 최다 투구이닝인 96년 213이닝을 웃돌며 ‘강철 어깨’를 과시하게 된다.

투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30대 중반을 훌쩍 뛰어넘은 송진우는 올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프로야구 최연소 투수인 신주영(한화)이 18세인 것을 감안하면 조카뻘 되는 까마득한 후배들을 머쓱하게 할 만 하다.

4월23일에는 통산 최다승(당시 147승)을 뽑아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이달말 개막되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

송진우는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는데 개인 타이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다만 평균 자책을 2점대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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