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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8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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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1회전. 세계랭킹 106위로 예선통과자인 조윤정은 세계 51위 마구이 세르나(스페인)를 1시간12분 만에 2-0(6-3, 6-4)으로 눌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본선 무대를 밟았던 조윤정은 올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잇달아 출전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나 4번째 도전에서 첫판을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 여자선수로는 98년 US오픈 1회전을 통과한 박성희 이후 4년 만의 메이저 승리.
조윤정은 전화 인터뷰에서 “예선 때부터 컨디션이 좋았는데 메이저 본선에서 처음으로 이겨 너무 기쁘다”며 “스트로크가 길어져 상대에게 네트 대시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동여고를 거쳐 1998년 삼성증권에 입단한 조윤정은 운동 선수로는 치명적인 부정교합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래위 치아가 정확하게 맞닿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는 것. 잘 먹어야 힘을 쓸 텐데 그렇지 못해 체력이 달릴 때가 많았다. 지난해 US오픈 예선에서는 일사병에 걸려 경기가 끝난 뒤 쓰러진 적도 있다. 하지만 강인한 승부근성과 지독한 훈련으로 이런 약점을 이겨냈다.
조윤정은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2-0으로 제친 32번 시드의 복식 전문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수아레스와 첫 대결을 펼치는 조윤정은 “스피드가 뛰어나고 공을 빨리 치는 스타일인 것 같다”며 “욕심내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자신 있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조윤정과 함께 2회전 진출을 노린 전미라와 이형택(이상 삼성증권)은 아쉽게 탈락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나선 전미라는 19번 시드의 강호 스기야마 아이(일본)에게 0-2(3-6, 3-6)로 완패했다. 세계 81위 이형택도 남자단식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은 세계 94위 마디 피시(미국)에게 19개나 되는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며 1-3(6-7, 6-4, 3-6, 3-6)으로 패했다.
여자단식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비너스 윌리엄스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승으로 1회전을 통과했다.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다음달 3일 한국오픈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는 프로골퍼 남자친구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응원 속에 마리사 어빙(미국)을 2-1로 힘겹게 물리쳤다.
지난해 남자단식 챔피언 레이튼 휴위트(호주)도 간단히 2회전에 합류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