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씨 진단서 발급 관여 의사 일문일답

  • 입력 2002년 8월 18일 19시 00분


《90년 6월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아들 정연(正淵)씨의 병사용 진단서 발급에 관여한 서울대병원 김정룡(金丁龍) 정현채(鄭泫采) 박사는 “이상체중감소(underweight)라는 진단을 내리고 소견을 냈지만 진단서 조작이나 변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정룡박사 “체중이상감소 다른검사 필요 소견”▼

-진단서 내용이 허위로 기재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옆에 다른 의사와 간호사가 보고 있는데 어떻게 조작할 수 있나. 당시 정연씨는 키 180㎝에 몸무게가 50㎏이었다. 그래서 이상체중감소 소견과 함께 ‘다른 병에 의한 것일지 모르니 검사가 더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정연씨를 직접 진단했나.

“내 방으로 불러 직접 키와 몸무게를 재고 간단한 진단을 했다. 진단서 작성은 외래 진료를 맡는 의사가 해야 하기 때문에 후배인 정 박사가 다시 진단하고 진단서를 썼다. 정 박사에게 ‘네가 잘 진단해서 쓰라’고 말했고 정 박사도 내 소견에 공감했다.”

-정연씨를 진단하게 된 경위는….

“정연씨의 아버지인 이 후보가 내 친구다. 이 후보가 ‘정연이가 이런 몸으로 군대생활을 감당할 수 있겠는지 진찰해 달라’고 부탁했다. 병원에는 정연씨 혼자 왔다.”

-왜 검찰에서 조사받았나.

“정 박사가 진단서에 ‘referred to 김정룡(김정룡의 의뢰를 받았다는 의미)’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정현채박사 “10분 진단… 자세한 내용 기억안나”▼

-김 박사와 같은 소견을 냈나.

“그렇다. 키 180㎝, 몸무게 50㎏이라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상체중감소로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된 일이라 진단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검사도 했나.

“아니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할 필요가 없다.”

-다른 병은 없었나.

“고작 10분 진단한 사람이 다른 병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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