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내 철강업계 “과잉설비 걱정”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11분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전후해 부도를 맞았던 부실 철강업체들에 대한 처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철강산업이 겪어왔던 만성적인 과잉설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 현재 철강업계가 누리고 있는 유례 없는 호황이 끝나게되면 설비폐쇄 등 구조조정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를 전후로 부도를 냈던 환영철강 한보철강 ㈜한보 등 전기로업체들의 매각이 끝났거나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97년 부도로 외환위기의 불씨를 제공했던 한보철강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AK캐피탈과 매매대금을 조정하고 있어 이달 말까지는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보철강은 부실 철강사들 가운데 매각작업이 가장 먼저 추진됐지만 업체의 규모가 크고 공장건설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도가 났다는 점 때문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AK캐피탈은 지난해 말 한보철강 매입대금으로 4억100만달러를 제시했으며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했다. 최종 매매금액은 실사 결과를 반영해 4억100만달러의 상하 9.3% 범위 내에서 조정하게 된다.

㈜한보는 6일 일본 야마토공업과 부산제강소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보는 10월 말 채권단회의를 열어 본계약에 대한 승인을 받은 뒤 법원의 최종 허가를 얻으면 부산제강소에 대한 경영권을 곧바로 야마토공업에 넘길 계획이다.

이에 앞서 환영철강은 지난달 말 한국철강으로 넘어가도록 결정됐다. 한국철강은 이로써 연산 200만t의 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동국제강(연산 195만t)을 제치고 국내 2위의 전기로철강업체로 올라섰다.

부실 철강사가 정리되고 있지만 과잉설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례 없는 철강업계의 호황 덕분에 100만∼200만t 규모의 과잉공급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 과잉설비 문제가 또다시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주요 부실철강사 정리 현황
업체현황
환영철강한국철강에 매각 완료
㈜한보 철강부문일본 야마토 공업과 매각 본계약 체결
한보철강AK캐피탈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기아특수강포스코 계열 창원특수강 등 인수의향서 제출, 곧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자료:철강업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