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2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서 대표 공세〓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의 6월 청와대 방문 이후 민주당은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흠집내기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며 각종 ‘정치공작’의 배후로 김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또 “한 대표가 청와대 방문 이후 신당론을 제기하고 있다. 신당은 또 하나의 ‘DJ당’일 뿐이다”며 “9월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10월 이후 신당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구체적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어 “김 대통령이 부패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정부기관들까지 정치공작에 동원하려 하고 있다.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을 재기용하는 등 핵심 측근을 유임시킨 것은 정부기관을 이용해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의사 표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도 “남북장관급회담 실무자회담에서 서해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도 않고 조급하게 북측 제의를 수용한 것도 대북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음모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 연장선에서 한 대표의 방북설에 대해 철저한 해명을 요구한 뒤 “김 대통령의 ‘신(新)북풍’ 음모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 반박〓한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내가 청와대에 들어간 사진이 있다면 미국의 인공위성을 동원해서라도 가져오라”며 “서 대표의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라고 부인했다.
한 대표는 또 “4월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하고 전화통화를 한 이후 김 대통령과 통화를 한 적도 없다. 내가 천주교 신자인데 만약 청와대에 갔다면 고백성사를 하겠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6·13지방선거를 전후해 한 대표가 김 대통령을 면담한 게 사실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는 아태평화재단 해체와 김홍일(金弘一) 의원 탈당,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청와대 면담을 강력히 촉구했다.
실제 한 대표가 측근 인사들에게 “김 대통령에게 몇 가지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는 소문도 분분히 나돌았다. 그러나 한 대표로서는 면담 사실이 확인돼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해 회동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게 민주당 내의 시각이다.
한편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서 대표가 왜 이렇게 억지를 부리면서까지 대통령과 청와대를 정쟁에 끌어들이려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