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8연패 김인식감독 “승리의 배가 고프다”

  • 입력 2002년 7월 30일 22시 32분


두산 김인식 감독은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빠르게 저녁을 들었다. 이날따라 배가 너무 고파 일찌감치 식당을 찾았다는 것.

전날까지 ‘더위먹은 곰’처럼 팀이 96년 시즌 이후 처음으로 7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어 속이 더욱 공허했을까.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며 식을 줄 모르는 승부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지만 김 감독의 허기는 허탈한 심정이라도 드러내는 듯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증가한다고 하지 않던가.

김인식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며칠 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한국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영광을 안았지만 두산의 거듭된 부진 속에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기분이었을지도 모를 일.

이날 두산은 사령탑의 불편한 심기를 알아차린 듯 경기 초반부터 홈런 2방에 힘입어 3점 차로 앞서 연패의 사슬을 끊는가 했다. 하지만 고질병이 돼버린 타선 집중력 상실과 어설픈 수비로 역전패의 멍에를 안았다. 복더위 속에서 더욱 열받았을 김 감독의 안타까운 마음은 이날 밤 무엇으로도 달래지지 않을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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