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원화강세≠실적감소”… 삼성증권 주장

  • 입력 2002년 7월 24일 17시 41분


원화가치가 오르더라도 기업들의 수익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원화강세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감소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일 “최근 9년을 돌아보면 원화가치가 떨어져 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증가했던 해는 93년과 97년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흔히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형이어서 원-달러환율이 올라야(원화가치 하락) 수출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이 93년부터 지난해까지 원-달러환율의 추이와 78개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률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원-달러환율의 상승과 영업이익률의 증가 △원-달러환율의 하락과 영업이익률의 감소가 일치된 경우는 세 번에 불과했다.

93년엔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전년에 비해 2.8% 떨어졌으며 기업들의 영업이익률도 1.6%포인트 증가했고 97년에도 원화가치가 18.1%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이 1.5%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2000년엔 원화가치가 5.0% 올랐으며 영업이익률도 2.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나머지 해에는 이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 센터장은 “원화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또는 펀더멘털)가 좋다는 반영일 수도 있다”며 “수출은 또 환율이라는 가격변수(싼값)와 함께 수입 수요에도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85년에서 87년에도 달러가치가 일본의 엔화나 독일의 마르크화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은 증가했다는 것.

임 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들의 내수 수요가 왕성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최근엔 미국의 내수가 감소하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