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돌아온 홍명보 “화려한 컴백쇼”

  • 입력 2002년 7월 14일 17시 28분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 복귀한 홍명보가 13일 홈경기에 앞서 꽃다발을 받은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포항연합]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 복귀한 홍명보가 13일 홈경기에 앞서 꽃다발을 받은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포항연합]
5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대표팀 맏형 홍명보가 K리그의 뜨거운 돌풍을 이어갔다.

13일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은 홍명보는 97년 5월14일 안양 LG전에 이어 5년2개월 만에 국내 프로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2만8000여 홈팬은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숨을 죽였고 홍명보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니치, 송종국, 하리를 앞세운 부산 아이콘스의 탄탄한 공격력을 노련한 수비 리드로 차단하는 한편 이따금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선보이며 홈팬을 열광시켰다. 크로아티아 용병 메도가 이동국과 싸빅의 헤딩골을 엮어낸 포항이 마니치가 한 골을 넣은 부산에 2-1로 승리.

홍명보는 좌우수비 고병운과 싸빅을 이끌며 전반 하리를 주축으로 한 부산의 집요한 중앙 공격을 막아낸 한편 수차례 상대 패스를 차단해 미드필드까지 진출,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문전을 공략했다.

특히 홍명보가 전반 34분 미드필드에서 윤보영의 왼발 슈팅으로 연결된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성공시켰을 때와 후반 22분 코난에게 절묘한 땅볼 전진 패스를 연결시켰을 때 팬의 환호성은 극에 달했다.

피로가 덜 풀린 상태에서 복귀전을 마친 홍명보는 경기 후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갔으나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 그라운드로 다시 나와 “기념이 되는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며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팀의 첫골을 기록한 이동국도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고 “올 시즌에는 득점왕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천수의 울산 현대와 최진철의 전북 현대모터스가 맞붙은 ‘현대가’ 형제 대결은 치열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홈팀 울산은 이천수가 잇따라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며 경기를 지배했으나 마무리에서 번번이 최진철의 벽에 부닥쳤다.

이날 경기가 열린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도 3만9000여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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