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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3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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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면 월드컵 대회가 끝난다. 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라, 한국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농촌 마을, 논물에 무릎을 담근 채 부지런히 일하는 아낙들, 생업에 열심인 시장상인들을 기억할 것이다. 거대한 배들이 정박해 있고 끊임없이 새 차를 생산해 내는 울산 공장들, 친절한 시민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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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한 두개 영어 단어밖에 모르면서도 외국인과 대화할 때 한국인들이 보이던 자부심, 허름한 탁자에서 생선을 나눠먹으며 함께 축구를 얘기했던 부산의 어부들을 잊지 못한다. 한국의 역사를 말해주던 개막식, 개막경기에서 세네갈에 패했던 프랑스가 기억난다.
한국-폴란드전 때의 굉장한 분위기, 온통 붉은 옷을 입고 쉴새없이 손뼉치던 한국 축구팬들, 폴란드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하지 않던 그들이 떠오른다.
훌륭한 연습장과 대형화면, 경기장에 바짝 붙은 관중석을 겸비한 환상적인 축구장들, 내가 구두를 신고 흠집을 낸 것이 부끄러웠던 멋진 경기장 잔디를 잊을 수 없다.
대회 내내 사소한 폭력도 없이 평화로왔던 분위기를 기억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야구경기를 봤었다. 아직까지 축구가 야구의 인기를 따라잡지 못했다면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혼자 생각했던 것이 떠오른다. 정말 좋은 경기였고 멋진 선수들이었다.”
파리〓박제균 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