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 熱戰よ平壤の心ほぐせ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44분



▼열전이여, 평양의 마음을 풀어라

월드컵의 열전이 북한에는 어떻게 알려져 있을까. 평양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봤다. 상대방은 국가관광총국. 봄에 ‘아리랑축전’을 선전하기 위해 담당부장이 일본에 왔을 때 주고받았던 명함을 의지삼아 KDDI(전화회사)에 평양의 교환대를 불러달라고 했다. 거기에다 번호를 말하자 부장이 나왔다. 7일의 일이다.

-월드컵의 TV방송은?

“매일 저녁 한시간 정도씩 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사를 방송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부들 보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시합은?

“강한 팀, 레벨이 높은 경기가 아니면 방송을 안한다. 잉글랜드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등”

-첫 시합에서 일본은 비기고 한국은 이겼다.

“엣, 상대는?”

-벨기에와 폴란드.

“일본은 참 대단하네. 한국이 이긴 것은 드문 일이고…”

일본과 한국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미 몇 년전부터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평양시민이 TV에 매달려 있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북한은 1966년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라가 세계를 들끓게 했다. 김정일 총서기는 “축구기술이 높으면 나라와 민족의 영예를 온 세계에 빛내일수 있다”고 교시하고 있다. 축구는 각별한 스포츠인 것이다.

평양의 미디어는 월드컵을 상세히 전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중국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방송전파가 국경을 넘어 날아온다. 사람들이 오고가기도 한다. 소문이 발달하고 있는 것을 북한사람들 스스로가 “구강(口腔)공업은 발전하고 있다”고 풍자할 정도라고 한다.

일본과 한국이 세계를 향해 발신하고 있는 뜨거운 메시지가 평양의 마음을 풀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하사바 기요시 편집위원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김정일 ‘총서기’라는 직함과 그가 말했다는 ‘빛내일수 있다’는 표현은 그대로 살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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