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 싫으면 아프간으로 가세요

  • 입력 2002년 6월 3일 14시 49분


아프가니스탄에 근무하는 국제 구호요원 등이 전력과 장비 부족으로 월드컵을 보지 못하는데 대해 고통마저 느끼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 전했다.

전력사정이 나쁜 것은 물론이거니와 TV를 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고, 위성중계를 보려면 별도의 접시 안테나와 전파변환기 등 별도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 BBC 방송은 이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축구를 사랑하는 외국 기자들과 국제 구호단체 직원들에게 '악몽과 같은 곳'이 됐다고 전했다. 아프간 국민 상당수는 지금 월드컵 경기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

아일랜드에서 온 한 구호단체 요원은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 봐도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다"며 아일랜드와 카메룬전을 놓친데 대해 안타까와했다. 월드컵 기간 도중 아프간에서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를 너무 늦게 깨달은 것.

브라질 출신 유엔 대변인은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해결해야할 수많은 '걸림돌'에 질린 나머지 아예 시청을 포기했다.

이들은 한 프랑스 언론 지원단체가 카불의 국립경기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축구경기 중계를 준비하고 있는데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BBC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프간은 비교적 안전한 도피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민영기자>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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