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美 공격 매워졌다”…자메이카에 5대0 완승

  • 입력 2002년 5월 17일 18시 58분


“갈수록 매서워지네.”

유럽의 복병 스코틀랜드를 대파하고 의기양양해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계의 눈빛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 2002월드컵 본선에서 ‘1승 제물’로 여기고 있는 미국의 전력이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자이언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자메이카의 평가전. 미국은 막강 공격력을 과시하며 조시 울프가 2골을 터뜨리고 클린트 매시스와 랜던 도너번, 다마커스 비즐리가 한 골씩 넣어 98프랑스월드컵에서 일본을 2-1로 이긴 저력의 팀 자메이카를 5-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최근 독일 아일랜드 등 유럽팀들과의 A매치에서 연달아 패했던 미국은 13일 우루과이전 승리에 이은 이날의 대승으로 쾌조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미국은 우루과이전에서 미드필더 크리스 아머스가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이날도 주전 골키퍼 케이시 켈러와 공격수 매시스, 수비수 그래그 배니 등 3명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돼 이들의 상태에 따라 본선전력에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24일 한국으로 들어오기 나흘 전인 20일 네덜란드와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이날 미국 공격라인의 ‘영파워’가 빛을 발했다. 그 중심엔 이제 갓 20세가 된 도너번(새너제이)이 있었다. 골 찬스의 대부분이 공격 선봉으로 나선 도너번의 발끝에서 나왔다.

도너번은 전반 32분 상대 수비수의 볼을 공격진영 우중간에서 가로챈 뒤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던 조맥스 무어에게 연결했고 무어는 곧바로 울프에게 연결해 첫 골을 뽑아냈다. 두 번째 골도 간접 어시스트한 도너번은 후반 15분 중앙에서 볼을 잡은 뒤 왼쪽으로 쇄도하는 울프에게 연결, 세 번째 골을 뽑아내게 했다. 38분엔 에디 루이스의 패스를 왼쪽 사이드에서 받아 절묘한 왼발슛으로 직접 골을 낚아냈다.

후반 인저리타임 때 마지막 골을 잡아낸 비즐리도 20세의 신세대 스타. 또 2골을 뽑아낸 울프(25)와 1골을 잡아낸 매시스(26)도 20대 중반으로 ‘영건’들이 이날 경기를 휘어잡았다.

반면 수비라인은 여전히 허술함을 보였다. 미국은 주로 플레이메이커를 맡았던 클라우디오 레이나를 아머스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수비라인엔 제프 어구스 등 우루과이전에서 뛰었던 주전들을 대거 제외시키고 배니, 그레그 버홀터, 파블로 마스트로에니, 프랭키 헤지덕 등으로 포백을 구성했다. 미국은 전반 6분 미카르도 풀러에게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는 등 자메이카의 공세에 수 차례 흔들리기도 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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