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왕따’ 당한 두 노장 바조-호마리우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35분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35·브레시아)와 브라질의 호마리우(36·바스코다가마).

유럽과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두 노장 스타가 2002월드컵 출전 자국대표팀 명단에서 나란히 탈락해 월드컵에서 그들을 만나려던 전세계 축구팬이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7일 호마리우의 브라질 대표팀 탈락에 이어 9일 발표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대표팀 명단에 바조의 이름이 빠졌다.

94년 미국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은 이탈리아와 브라질의 공격 선봉이었던 바조와 호마리우는 ‘마지막 월드컵 출전’의 각오로 최근 자국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했으나 결국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데 실패한 것.

둘은 자국 축구팬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월드컵 출전이 기대됐으나 감독 및 후배 선수로부터 ‘왕따’를 당하며 탈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노린 바조가 올 초 회복기간 6개월을 요하는 무릎수술을 받고도 빠르게 회복, 골 감각을 끌어올리자 언론들은 그의 대표 복귀를 한목소리로 지지했고 트라파토니 이탈리아 감독도 그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프란체스코 토티,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등 후배 선수들이 “팀 인화를 해친다”며 노골적으로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등 ‘내부의 적’이 많았던 게 탈락의 요인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마리우는 올해 자국리그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생애 한 경기 평균 0.946골로 ‘축구 황제’ 펠레(평균 0.931골)를 추월했고 지난해 2002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브라질대표팀이 흔들릴 때마다 골을 뽑아내는 수훈을 세웠으나 끝내 탈락의 고배를 들고 말았다.

브라질 대통령까지 그의 복귀를 지지하는 가운데 호마리우는 ‘눈물 공세’까지 펼쳤으나 평소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겨온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은 끝내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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