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전통무예 살린 조선무인의 삶 '조선의 협객 백동수'

  • 입력 2002년 5월 3일 17시 24분


◇ 조선의 협객 백동수 /김영호 지음/348쪽 1만5000원 푸른역사

조선 정조 시대에 활약한 백동수(白東脩·1743∼1816)는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낸 무인이다. 말 그대로 무예의 계보, 족보를 기록한 군사훈련교본이다.

조선은 무(武)에 대한 문(文)의 확실한 우위가 법적, 제도적, 관습적으로 공인된 사회였으므로 무인과 군사훈련 교본을 상대적으로 푸대접했기 때문에 그나 그의 책이 별로 알려지지 못했다.

저자는 ‘서얼신분으로 29세에 무과 급제, 45세에 국왕 호위부대인 장용영 초관에 임명, 정조의 특명으로 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무예도보통지’ 편찬, 이후 비인현감과 박천군수로 재직하다 1816년 74세로 세상을 떠남’이라는 백동수의 거친 기록을 뚫고 이덕무 박제가 박지원 등이 남긴 글을 통해 그의 생을 재구성했다.

그는 정조가 아끼고 박지원과 이덕무가 사랑한 선비였으며 사라진 전통무예의 맥을 되살린 무예가이기도 하다. 박제가는 백동수를 “경서와 ‘사기’를 논할 만하다”고 했고, 박지원은 “전서와 예서에 뛰어 나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단원 김홍도와는 화법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었던 셈.

조선시대 알려지지 않은 한 무인의 삶을 통해 18세기 조선남아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생각했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백동수가 보았다는 책, 사용했다는 무기, 무예를 연습했다는 장소 등 200여장에 달하는 그림 자료도 당시 시대상을 그려보는 데 도움이 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