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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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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증권의 투자정보 왜곡혐의에 대해 10개월째 조사를 해온 뉴욕주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정밀조사 명령을 받아내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9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뉴욕주 엘리어트 스피처 검찰총장은 “메릴린치가 왜곡된 투자정보를 일반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기업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리서치팀이 기업금융팀의 영업을 지원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일반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한 사기”라고 지적했다.
검찰 측은 “특히 인터넷 주식값이 급등하던 시기에 메릴린치 리서치팀의 스타 애널리스트였던 헨리 블로젯이 이끄는 인터넷그룹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주식을 팔거나 사지 말라는 의미의 중립 평가를 내렸다”고 주장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주고받은 e메일을 분석한 결과 개인적으로는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에 대해서도 일반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추천종목 명단에 그대로 유지한 사례가 나타났다고 검찰 측은 덧붙였다.
검찰 측은 또 애널리스트들간에 엇갈리는 의견이 걸러지지 않은 채 투자정보로 발표돼 고객의 항의를 받은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메릴린치가 2000년 8월부터 15개 추천종목 중 하나로 발표했던 인포스페이스라는 기업에 대해 블로젯씨는 투자유망기업이 아니라고 소개했다가 고객의 항의를 받자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e메일을 보내 “그 기업의 바보 같은 목표가격을 조정하고 쓰레기 주식을 추천종목 리스트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며 인포스페이스는 12월 추천종목에서 제외됐다는 것.
이에 대해 메릴린치 측은 “공정한 조사를 하게되면 우리가 독립적이며 순수한 조사와 정보제공에 충실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관련주식 지지자였던 블로젯씨는 이들 주가가 폭락한 뒤에도 낙관론을 폈으며 지난해 연봉 1200만달러(약 156억원)를 받고 최근 메릴린치를 떠났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