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허남욱/‘권력비리’의 초라한 귀국 씁쓸

  • 입력 2002년 4월 8일 18시 24분


4일자 A3면 사설 ‘권력형 비리의 초라한 귀국’을 읽고 쓴다. 온갖 정경관계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이 국외를 전전하다가 인천공항에서부터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초라하게 귀국하는 모습은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문호 입센의 극시 ‘페르귄트’의 귀향과 그렇게 흡사할 수가 없다. 남자 주인공 페르귄트는 부귀영화를 구하고자 여러 나라를 배회하면서 한때는 큰돈을 만져 흥청망청대지만 종국엔 무일푼의 몸으로 귀향하는 비참한 신세로 추락한다. 그러나 김씨의 귀환은 검찰 관계자들이 맞이 히지만 페르귄트는 자신을 기다려준 사랑하는 여인의 무릎에 기대어 평화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 인간의 추락과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허남욱 부산 해운대구 좌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