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지인등 '정현준 관련주' 10억대 투자

  • 입력 2002년 4월 2일 18시 2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지인 5, 6명과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등 아태재단 관계자 3명이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와 관련된 회사의 주식 10억원어치를 샀다가 주가가 폭락하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태재단 등에 따르면 이수동씨와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 아태재단 관계자 3명은 2000년 6월 평창정보통신 주식 1만5000주를 주당 1만원에 샀다가 같은 해 9월 장외 주가가 폭락하자 원금 1억5000만원을 돌려받았다. 김홍업씨의 지인들도 비슷한 조건으로 8억5000만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매입했다가 원금과 월 2%의 이자까지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P사의 계열사인 평창정보통신은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이 벤처기업 투자와 주식시세 조종을 위해 인수한 뒤 회사 주식을 정관계 인사들에게 저가에 팔아 이른바 ‘정현준 사설 펀드’를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P사 유모 회장의 동생은 김홍업씨의 대학 동기이며,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김홍업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은 P사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고 월 3%대의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태재단 관계자들은 “유 회장과의 친분 때문에 주식을 매입했다가 주식을 비싸게 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원금을 회수했지만 재단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주식을 1만원씩에 팔았다가 이자를 붙여 모두 되사준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적인 친분관계 때문”이라며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 사람들 중 이수동씨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동생 친구들”이라고 해명혔다.

이와 관련, 대검 중앙수사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범죄 행위와의 연관성이 포착되면 수사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당시의 일반적 벤처 투자 형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성환씨의 차명계좌 6개와 연결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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