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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29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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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1년에 딱 한번.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시즌전 프로야구 각종 통계현황을 발표할 때 뿐이다. 97년 입단후 6년째 문희성은 국내 최장신 선수(1m96)로 등록돼 있다.
몸무게도 110㎏으로 씨름선수를 연상케 할 정도의 큰 체격. 하지만 문희성은 그동안 ‘덩치값’을 해내지 못했다. 공을 제대로 맞히기만 하면 쪼개질 듯 날아가지만 투박한 타격 스타일에 정교함이 떨어져 2군에서만 맴돌았다.
그런 문희성이 올해는 찬스를 잡고 있다. 두산은 최훈재의 방출과 이도형의 이적으로 전문대타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 지명타자 자리에 넣을 마땅한 타자도 없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11타수 2안타(0.182)의 빈타에 허덕이던 문희성은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원스런 만루홈런을 날려 김인식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1군 경기에서 그랜드 슬램을 터뜨린 것은 데뷔후 처음. 5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희성은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두산이 8-0으로 대승.
대전에선 기아의 슈퍼 루키 김진우가 한화 타선을 상대로 5회 2사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8안타를 맞고 5실점(4자책)하는 혼쭐이 났지만 삼진을 7개나 뺏는 위력 시범을 보였다. 경기는 6-6으로 무승부.
SK는 현대에 4-6으로 패배, 인천 문학구장 전적을 1승1무8패로 더욱 악화시켰고 삼성과 LG의 대구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