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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2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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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의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고인이 진료를 해온 강원 원주시 학성1동 ‘문이비인후과’ 병원 건물이 빚 때문에 경매처분된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 후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이 건물은 고인이 64년 개원한 이후 2001년 고령으로 은퇴할 때까지 37년간 인술을 펼친 곳이다.
대한의사협회 주수호(朱秀虎) 공보이사는 “25일 오전 의협 집행부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대부분 ‘문창모 기념관’ 건립의 취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다만 산적한 현안이 많아 지금 당장 기념관 건립을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출신교인 연세대의대 총동문회와 원주시의사회 등 관련 기관 등과 협의해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관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도 의료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일이 잘 추진되도록 적극 방법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빚 보증을 서준 친구의 아들이 부도를 내자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이 건물을 담보로 1억2900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병원 문을 닫은 이후 이자를 낼 수 없어 끝내 건물이 경매에 넘겨졌다. 3층짜리 병원 건물은 4차례 유찰 끝에 지난해 11월 한 개인에게 3억175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료인은 “의료계 대선배의 기념관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의사들이 참으로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라며 모금운동을 해서라도 집을 되찾고 기념관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