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D-101]“600억이 본다” 장외 홍보전 치열

  • 입력 2002년 2월 18일 17시 38분


월드컵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외 후원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구촌 최대의 이벤트인 월드컵을 통해 기업브랜드와 제품을 널리 알려 전 세계 축구팬에게 최정상의 기업 이미지를 심으려는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이번 월드컵 본선을 지켜볼 전세계 TV 시청자수는 연인원 600억명. 그만큼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스폰서 기업들의 장외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누가 얼마를 내나=월드컵 스폰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직접 선정하는 공식파트너와 개최국 조직위원회가 지정하는 로컬파트너로 분류된다. 세계 톱브랜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FIFA 공식파트너는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많아 FIFA에 내는 후원금 규모도 큰 편. 계약 액수는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스폰서 1개사당 내는 후원금은 5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여기에 월드컵을 위한 장비 및 제품지원,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한 회사가 쓰는 총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KT(옛 한국통신)을 포함해 15개사이므로 줄잡아 1조5000억원이 스폰서 비용으로 투입되는 셈. 아디다스 코카콜라 후지필름 버드와이저 후지제록스 JVC 맥도널드 질레트 마스터카드 어바이어 도시바 NTT 야후 등이 이 같은 FIFA 공식파트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불붙은 마케팅 경쟁=KT는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수준의 통신서비스를 지원해 글로벌 통신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한다는 구상이다. 역대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선랜 휴대단말기동영상 고선명(HD)TV중계 IMT-2000 등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10개 구장에 설치할 방송ㆍ통신회선은 일반전화 1만2000회선, 공중전화 1만8000회선, 인터넷 700회선, 방송중계회선 3800개 등 무려 2만7000여개. 이를 위해 대회조직위와 10개 구장을 연결하는 전 구간을 초고속 광케이블로 묶고 각종 장애에 대비한 백업시스템도 마련키로 했다.

자동차 부문의 유일한 공식파트너인 현대자동차는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전략. 대회용 차량 지원으로 세계 무대의 브랜드 인지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차량전시관을 마련해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앞선 기술력과 디자인도 과시한다는 계획. 유럽 소비자를 겨냥해 현대차의 신뢰도와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유럽의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사이버 홍보를 위해 월드컵 전용 인터넷사이트(fifaworldcup.hyundai-motor.com)를 운영하고 있다.

통신ㆍ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어바이어는 한국과 일본의 20개 경기장과 국제 미디어센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원한다. 각국 취재진에게는 인터넷 전화, 노트북무선전송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후지제록스는 컬러 및 흑백프린터 1000대, 복사기 등 첨단 인쇄기기와 200여명의 정예 기술요원을 투입해 대회 기록을 세계에 전달할 예정이다.

▽로컬 스폰서도 뛴다=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선정한 로컬 스폰서는 롯데호텔 대한항공 금강고려화학 국민은행 현대화재해상보험 포스코 등 6개 업체. 각 사가 내는 후원금은 한 회사당 최소 50억원이상으로 조직위는 당초 목표로 잡은 5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호텔은 진행요원 식사 지원를 비롯한 캐터링 서비스, 대한항공은 여객운송, 금강고려화학은 건축자재 지원 등을 담당한다. 로컬 스폰서들도 경기장내 광고권, 월드컵 엠블렘 및 마스코트 사용권 등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 노무라증권 도쿄해상 등 6개 업체가 로컬스폰서로 뛰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효과 얼마나 될까=코카콜라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음료를 제공하면서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로 도약했다. 비자카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스폰서를 맡은 뒤 매출액이 17% 이상 급증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스포츠마케팅으로 얻는 효과가 이처럼 크기 때문.

현대차는 올해 월드컵 후원명목으로 1000억원을 쓰지만 이보다 30배 많은 3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인 '유러2000'을 후원하면서 유럽내 브랜드 인지도를 31%에서 41%로 높인 경험이 있어 세계 축구제전인 월드컵 마케팅에 거는 기대가 높다. KT는 월드컵 후원을 6월말 완료될 민영화 작업과 연계해 세계 무대에 글로벌 IT기업으로의 변신을 알린다는 전략.

신병곤 KT 홍보실장은 "월드컵 중계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경기장내 광고판의 경제적 효과만 따져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월드컵은 새롭게 바뀐 KT의 모습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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