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올 금리 완만한 상승…물가 급등은 없을듯

  • 입력 2002년 1월 4일 18시 02분



최근 시중금리가 반짝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90년대 하반기 이후 정착돼온 저금리 기조가 흔들린다는 성급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양대 선거가 열리고 경기상승에 대한 성급한 기대심리가 퍼지면서 저물가 기조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퍼져가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는 흔들린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작년 말부터 시중금리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하나 한미 외환 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 올렸다. 은행마다 승부처로 여겨온 가계금융 분야에서 고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판매했으나 올 들어 판매기간을 다시 연장함에 따라 사실상의 금리상승으로 정착됐다.

이에 따라 6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5.0∼5.2%, 1년 만기는 5.2∼5.4% 수준으로 올라섰다. 수신금리 상승은 결과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주가폭등으로 투자자금이 채권시장을 떠나면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이미 6%대로 진입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엔 자본시장 내 신용위험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국고채가 본래 가치에 비해 고평가(수익률 하락)됐던 것”이라고 밝혀 올해 금리상승세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물가상승세는 ‘가능성’에 그칠 것〓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목표치(3±1%)를 넘은 4.3%. 공공요금이 줄지어 오르고 국제원자재가격이 들썩대는 바람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90년대 전반 8∼9%대의 고물가에 비할 때 안정적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넉넉하게 풀린 시중유동성이 하반기 경제회복 및 월드컵, 선거국면을 맞아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88년 올림픽 개최 당시 풀린 유동성이 90년 초반 물가앙등을 가져왔다는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것.

또 최근 원화가 엔화약세를 따라가며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입물가도 앙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올해 내건 물가목표치는 3±1%. 한은 측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구조가 바뀌어 통화량과 물가와의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작아졌다”며 “하반기에 수요가 살아나더라도 공급애로를 가져와 물가를 끌어올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비교적 낙관하는 분위기. 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고 4%라고 본다면 한국은행의 물가목표는 무리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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