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엥겔감독 만나보니…“목표는 결승진출”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0시 59분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나는 폴란드 축구의 저력을 믿는다.”

바르샤바 시내에 있는 폴란드 축구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예르지 엥겔 폴란드 대표팀 감독(51)은 여유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16년 만에 폴란드 축구를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으며 ‘축구 영웅’이 되어서일까. 그는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D조의 팀들은 비슷한 전력”이라고 한 발짝 물러나면서도 “폴란드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라며 자신에 찬 대답을 했다.

-조 추첨에서 포르투갈 미국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나.

“포르투갈이 가장 우수한 팀이라고 생각했다. 나머지 3팀은 비슷해 보였다.”

-폴란드 입장에서는 포르투갈을 꺾는 것이 관건 아닌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려면….

“상대가 누구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든, 포르투갈이든, 또는 한국이든 상관없다.”

-한국에는 엠마누엘 올리사데베, 예지 두덱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폴란드가 어떤 축구를 하는 팀인지는 잘 모르고 있는데….

“폴란드 팀은 올리사데베나 두덱이 이끌고 가는 팀이 아니다. 폴란드 축구의 저력은 팀워크에 있다. 선수 개인의 기량은 떨어질 수도 있지만 팀워크만큼은 유럽 최고 수준이다.”

-대표팀에 해외파가 많다는 것이 팀워크에 지장을 주는 요인이 아닌가.

“물론 방해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훌륭한 선수가 많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

-한국 축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한국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카메룬과의 경기만 봤을 뿐이다. 다만 크로아티아를 2-0으로 누르고, 미국을 1-0으로 눌렀다는 얘기를 듣고 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3개월 후에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한국팀의 경기를 빠짐없이 보며 분석할 생각이다.”

-본선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

“나는 한두 명의 선수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폴란드 축구를 믿는다.”

-요한 크루이프가 폴란드를 우승도 가능한 ‘다크 호스’로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폴란드가 예선을 쉽게 통과했기 때문에 한 말인 것 같은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점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한국을 우승 후보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한국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것인가.”

-본선에서의 폴란드의 목표는….

“모든 팀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 아닌가. 폴란드 역시 마찬가지다.” -폴란드가 16년 동안이나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대표팀을 너무 늦게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그동안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폴란드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앞으로는 계속 월드컵에서 성가를 떨칠 것으로 믿는다.”

<바르샤바=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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