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21'주식보유 경제지 사장, 증권사에 고가 매도 의혹

  • 입력 2001년 12월 27일 06시 47분


‘수지 김 살해 사건’으로 구속된 윤태식(尹泰植)씨의 주식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제신문 김영렬(金永烈) 사장이 자신이 보유한 패스21 주식을 현대증권에 매입가보다 7∼15배나 비싸게 팔아 9개월 만에 9억여원의 차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26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조만간 김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김 사장은 지난해 6월경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패스21 주식 지분 가운데 6500주를 주당 15만원에 현대증권에 팔아 매각대금 9억75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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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99년 9월 패스21 창업 당시 지분 16%(1만6000주)를 주당 1만원에 받았으며 패스21은 이후 99년말까지 3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유상증자 당시 주당 납입가격은 1만∼2만원이었다.

따라서 김 사장은 자신이 매입한 가격보다 7.5∼15배나 높은 가격에 패스21 주식을 현대증권에 넘긴 셈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어떤 경위로 주식을 비싼 값에 사들이게 됐는지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증권이 김 사장의 지분을 산 것은 매입 시기와 방법 및 가격 등에서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H투신운용의 펀드매니저는 “현대증권이 패스21 주식을 사려고 했다면 그 무렵 실시된 패스21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면 될텐데 유상증자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기존 주주에게서 주식을 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본보는 26일 이에 대한 김 사장의 해명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으며 서울경제신문 간부는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주식 매매 당시 패스21 주식의 장외시장 가격이 크게 오르내렸고 그 과정에서 매매가격이 15만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벤처투자팀 관계자는 “패스21이 1만원대에 유상증자했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매입 당시 패스21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15만원 정도에 거래된다는 얘기를 듣고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서울경제는 지난해와 올해 패스21에 관한 기사를 다른 일간지나 경제신문보다 월등하게 많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경제는 올 7월26일자에 이례적으로 ‘한국 벤처기술의 개가’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실었다.검찰은 최근 서울경제가 2000년 이후 패스21에 대해 보도한 기사가 김 사장의 주식 보유 및 매각과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윤태식씨가 대주주인 패스21의 자회사인 ‘바이오패스’의 이사로 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 수사관으로 일하다가 98년 퇴직한 김모씨가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하고 김씨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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