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피부특집]'대머리 탈출' 약물-성형으로 가능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36분


‘대머리는 치부가 아니라 병.’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탈모는 신체의 결함이 아니라 일종의 질환이므로 조기에 치료해 고민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모든 대머리 환자의 고민을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그렇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국내에 도입된 약이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고 이식 기술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 환자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유전자를 고치거나 줄기세포를 이식해 대머리를 없애는 새로운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물론 가발을 사용하는 것도 고민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 된다.

남성의 대머리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해 발생한다. 1942년 해밀턴이라는 학자가 사춘기 전에 거세돼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대머리가 없다는 사실을 통해 남성 호르몬이 탈모의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요즘 유행하는 사극에 나오는 내시(內侍) 가운데 대머리는 없다.

현재까지 FDA의 공인을 받은 탈모 치료제는 바르는 치료제 미녹시딜과 먹는 약 프로페시아 등 두 가지밖에 없다.

미녹시딜은 90년대 중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장기 효과가 별로 없다는 말이 퍼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러나 최근 용량을 증가시킨 새 제품이 모발 증가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치료 시기도 단축되고 있다.

현재 대머리 치료제의 최고 강자는 프로페시아. 대머리 치료제 중 하나인 프로페시아는 대머리를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남성호르몬 DHT를 줄여 머리카락이 나도록 만든 약. 하루 한 번 복용하며 한달 약값은 6만원 정도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 약 복용자의 83%가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았다. 정수리 부위에 털이 없는 사람의 66%, 머리 앞 부분에 털이 없는 사람의 42%에서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약은 동양인에게 더 뛰어난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한국인에게는 정수리 부분 탈모증이나 탈모 초기에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미녹시딜을 바르면서 프로페시아를 먹으면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러나 이들 약은 먹거나 바르는 것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는데다 상당히 심하게 진전된 탈모증에는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식술은 증세가 심하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 확실한 치료법이다.

이식술에는 인조 머리카락을 옮기는 시술도 있지만 자칫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다 피부의 ‘이물질 제거 메커니즘’ 때문에 최소 10%가 빠져 나간다. 최근 부작용을 줄였다는 인조 머리카락이 나오고 있지만 의사들은 주로 자신의 뒷머리나 옆머리 털을 뿌리째 옮기는 ‘자가모 이식술’을 많이 한다. 이식술에는 △주사기 비슷한 모양의 이식기로 이식하는 ‘최(崔)식’△6∼10명의 모낭 분리 전문가가 현미경을 보면서 모낭을 분리해서 이식하는 ‘현미경 모낭 단위 이식술’ 등이 있다.

한편 시중엔 모리가나, 그로비스, 스펠라707 등 다양한 형태의 발모 개선제가 나와 있고 일부 민머리에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객관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부족하고 장기적 효과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선진국에선 희망적인 소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털을 자라게 하는 유전자로 대머리를 치료하는 방법과 두피 세포 이식 등이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를 모근세포로 바꿔 대머리를 정복하는 방법에 매달리고 있다.

가발은 대머리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여전히 인기다. 사람의 머리털이나 인조털을 사용하는 것 말고도 최근에는 ‘형상기억 모발’도 등장했다. 국내 가발회사 하이모가 독일의 기술을 사용해 개발한 ‘하이모 헐리웃’은 모발망을 머리에 고정함으로써 손으로 만져도 가발인지 잘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다. 일본에 가발 1개당 500만원 정도의 비싼 값에 수출하고 있다. (도움말〓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02-3446-1110, 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 02-958-8501)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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