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최후의 만찬' 힘들듯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7시 30분


올해 주식투자에서 얻은 손익도 계산해 보고 내년 새로운 투자 계획도 세우느라 벌써 한해가 다 간 기분이 드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국내 증시는 28일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아직 거래일이 4일이나 남아 있다.

특히 이번주는 그 어느 때보다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한 투자 자세를 유지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증시 주변에 호재보다 악재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이번주 투자자들이 알고 있어야 할 증시 주변의 7가지 재료를 살펴본다.

▽5가지 악재〓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에 주가가 오른다는 ‘산타 랠리’는 이번주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부담스러운 악재는 ①엔-달러 환율의 급등. 여러 경제지표 중 종합주가지수와 가장 연관성이 큰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엔-달러 환율이다. 그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면 어김없이 동반 하락해 왔다. 게다가 엔화의 급락세가 진정될 기미가 없어 이번주 국내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

②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도 국내 증시로서는 부담스럽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이머징마켓(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금액을 줄일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아르헨티나 사태로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지난주 치열한 접전 끝에 중요 지지선으로 설정됐던 20일 이동평균선보다 아래로 주저앉은 점도 악재. 지수가 20일 하루 동안 잠깐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왔으나 21일 다시 지지선 아래로 떨어졌다. 단기이동평균선(5일)이 중기이동평균선(20일)을 아래로 뚫고 나가는 ③‘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상황. 기술적 분석만으로는 지수가 다시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기에 다소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내내 다우지수 10,000선과 나스닥지수 1,900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④미국 증시의 부진도 부담스럽다. 세계 증시의 중심인 미국 증시가 회복된다는 조짐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또 연말과 성탄절을 맞아 중요한 주식 매수 주체였던 ⑤외국인 딜러와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휴가를 떠난 것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가지 호재〓배당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마지막 수요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연말 가장 인기 있는 테마가 ①‘배당주’ 테마였다. 아직도 주식을 사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막판에 배당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아진다면 조금이나마 증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또 매년 1월이면 주가가 오른다는 ②‘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미리 사두려 한다면 이것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예상되는 호재의 성격과 강도가 악재에 비해 크게 약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번주 국내 증시에는 하락 압력이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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