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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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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의 날’은 외국기업협회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국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것. 이날 기념식에서는 한국경제에 기여한 외국기업 대표와 외국인투자유치 유공자 등 76명이 훈포장 및 표창을 받았다.
이날의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삼성자동차 인수 이후 3만여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한 르노삼성차의 제롬 스톨 사장이 받았다. 또 쌍용양회의 명호근 사장은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한국경제 한축으로 성장〓이날 행사는 수십년간 ‘이방인’으로 머물렀던 외국기업이 이제 한국 경제의 중심부에 들어왔음을 보여줬다. 기념식장을 꽉 메운 참석자들의 수나 이날 행사에 대한 한국 정부와 기업의 높은 관심은 우리 경제에서 급성장한 외국기업의 위상을 드러냈다.
외형에서 외국기업의 급성장세는 두드러진다. 97년말 외환위기가 막 시작된 때만 해도 외국기업의 수는 4400개였다. 이는 해방 이후 50여년간 누적된 수치. 그러나 그후 4년도 안된 올해 10월말 현재 외국기업은 1만1000여개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고용 인력은 5만여명으로 전체 제조업의 8%를, 무역흑자에서도 20% 이상을 외국기업이 내고 있다.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대기업’도 잇따라 노키아 휴렛팩커드 한국바스프 모토로라코리아 등 벌써 6개사에 이른다. 이제 외국기업을 빼놓고는 한국경제를 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무형의 기여〓외국기업의 역할은 이 같은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외국기업은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격변한 한국경제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의 바람’의 원천이었다. 외국기업은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체로 하는 선진국형 기업문화를 전파하는 발신지 역할을 했다. 특히 환란 이후 재벌개혁 과정에서는 우리 재벌의 갖가지 병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참고서’였다.
또 국내 시장 위주로 사고했던 다수의 한국 기업으로 하여금 ‘우물안 개구리’식 시각에서 벗어나 이른바 ‘글로벌스탠더드’적 시각을 갖게 한 전도사 구실도 했다. 국내 기업에 외국기업은 때로는 경쟁자였지만 때로는 파트너였다. 특히 기업들의 ‘규제 완화’ 요구에서는 국내기업 이상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김대통령 "투자환경 개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8일 ‘제1회 외국기업의 날’ 행사에 메시지를 보내 “지속적으로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인 외국자본의 비율을 3년 안에 2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는 되돌려 줄 필요가 없으며, 우수한 경영기법과 수출시장도 함께 가지고 오며, 고용 창출이 이뤄지도록 하고, 우리기업 발전에 자극을 주는 등 1석5조의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