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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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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나이츠는 이달 초만 해도 하위권인 8위에 머물러 1999∼2000시즌 챔피언팀의 체면을 구겼었다. 그러던 SK 나이츠가 6일 삼보 엑써스전을 시작으로 내리 6연승, 17일 현재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공격력이나 수비력 모두 기록상으론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연승 바로 직전인 2일까지 평균 86.1득점(6위), 88.6실점(7위)이었던 SK나이츠는 현재 87.5득점(4위), 86.7실점(6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을까?
SK 나이츠 최인선 감독은 평소 “농구는 기록경기가 아니다”고 강변한 인물이다. 한 선수가 아무리 득점을 많이 해도 수비를 안해 상대에게 안줄 점수를 내주게 되면 ‘말짱 헛수고’라는 것.
최 감독의 ‘기록의 행간 읽기’ 신념에 딱 맞아떨어지는 선수는 다름 아닌 외국인 가드 로데릭 하니발.
강팀으로서 다시 올라선 이유가 하니발이 제자리를 다시 찾았기 때문이라는데 코칭스태프의 이견은 없다.
‘수비의 교과서’라고 부를 정도로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던 하니발은 한국무대 3년째인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예전과는 달리 부쩍 득점에 욕심을 냈다. 그러자 상대팀 주공격수를 꽁꽁 묶던 끈끈한 수비도 약해졌다.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 꼴찌팀 KCC전에서 7개를 기록하는 등 실책도 부쩍 늘어났다.
참다못한 최 감독은 2일 SK 빅스전에서 패배한 뒤 그를 감독방으로 불렀다.
그리곤 딱 한마디를 건넸다.
“무득점을 기록하더라도 팀 플레이에 충실한 선수가 최다득점한 선수보다 필요하다. 한 명만 선택하라면 무조건 앞에 선수를 택하겠다.” 그 다음엔? 센터자리만 빼놓고 나머지 4개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하니발은 알아서 동료를 도와주는 플레이를 재개했다.
그러자 4개를 육박하던 실책은 평균 2.5개로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도 달라진 것은 빈 공간을 메워주는 하니발의 플레이로 SK나이츠의 조직력이 탄탄해졌다는 사실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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