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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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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괴문서에 오른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동교동계 구파’인데다 명단에 오른 이들 의원이 일제히 당내 반대진영을 겨냥해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서, 그동안 내연해 온 여권 내 권력 암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골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나돌기 시작한 ‘지뢰매설 현황(00년 4월 총선자료 이후 2차자료임)’이라는 제목의 괴문서에 거명된 의원들은 민주당 8명, 한나라당 8명.
민주당은 K, L, K, H, K, C, P, P 의원이며 모두 동교동계 구파나 당권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또 비고란에는 ‘K, H 이외는 일괄 5천(만원)’으로 표시돼있어 6명이 5000만원씩을 받았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S, J, L, L, P, K, L, P 의원의 명단이 실려 있고 역시 비고란에 ‘영향력에 따라 3천∼8천(추후 상세보고)’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 괴문서는 또 ‘학맥과 인맥, 당내 영향력, 그리고 국회 상임위원회를 참고로 (선정)했으며, 정치권 일부는 극구 사양하여 결국 무산’이라고 의원 선정 배경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료는 자칫 태풍의 핵이 될 수 있음’ ‘최후까지 보안유지 할 것’ ‘1차보고서가 보완되는 대로 곧 보고하겠음’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또 다른 리스트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리스트에 거명된 동교동 구파와 당권파측은 즉각 “진씨의 비호세력인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이 H 의원측과 가깝다. 괴문서는 구파와 당권파를 겨냥한 음모”라며 반대진영을 겨냥해 역공에 나섰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측도 “최택곤씨가 누구와 가까운지는 정치권이 다 안다”며 구파와 당권파측을 맞비난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의 권력 암투가 난마(亂麻)처럼 얽혀들면서 계파 간 갈등도 폭발 직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