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車… "오를만큼 올라" VS "내년에도 기대"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13분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가치주, 외국인 선호 대형우량주로 꼽히며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현대자동차의 향후 주가에 대해 증권가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현대증권 김학주 수석연구원은 “현대차는 가치주의 매력을 상실했다”며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마켓퍼폼(Marketperform·시장 전체 수익률 정도만 기대하는 수준이라는 의미)’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팔라’는 얘기다.

연속 9일간 상승세를 보이던 현대차 주가는 이 자료가 나온 26일 제자리걸음하며 주춤거리더니 27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 연구원이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현대차의 주가가 한달 동안 무려 4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주가가 앞으로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려면 회사의 실적이 더 좋아지는 새로운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올해 현대차의 실적 향상 요인을 △환율 상승으로 수출 가격이 떨어져 경쟁력이 강화됐고 △싼타페 등 중대형차의 미국 수출 비중이 상승한 것 등을 꼽았다. 그러나 2002년에는 이 같은 실적 향상요인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KGI증권 심동진 과장은 “현대차는 단기적으로는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올해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중대형차 판로를 새로 개척하면서 품질 향상과 함께 이미지를 쇄신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적어도 ‘싼 맛에 사는 차’라는 인상만큼은 많이 사라졌다는 것.

심 과장은 “실제로 현대차의 품질이 향상돼 환율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1200원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내년 수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환율이 1200원선이면 현대차 제품은 미국시장에서 일본 제품보다 15∼20%가량의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심 과장은 “수익성이 상승추세인데다 올해 실적도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주가를 나쁘게 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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