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美 9·11 테러는 예정된 수순? '새로운 전쟁'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19분


◇ 새로운 전쟁/사이먼 리브 지음 황의방 등 옮김/424쪽 1만5000원 중심

1995년 1월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비행기가 서울을 경유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날고 있었다. 승객들도 대부분 잠이 든 시간. 한순간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비행기는 순식간에 태평양 한가운데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제 완벽하게 준비됐던 ‘실현 가능한’ 계획표였다. 이 시나리오를 만든 사람은 람지 아메드 유세프. 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지하에서 차량을 폭파시킨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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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테러를 성공시킨 뒤 2년여간 도망다니면서도 각종 테러를 저지르다가 필리핀-서울-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행 비행기 11대의 공중 폭파 계획을 세운다. 이것은 실행 2주 전 폭탄 제조 장소인 마닐라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이 책은 93년 세계무역센터 차량 폭탄테러 장면부터 시작해 2년여에 걸친 미국 FBI와 CIA의 유세프 검거 작전, 유세프가 속한 알 카에다 조직, 오사마 빈 라덴과의 관계 등의 순서로 전개된다.

영국 테러문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FBI, CIA, 영국 정보기관 M16, 이스라엘 모사드 등에 속한 정보요원과의 방대한 인터뷰와 공개되지 않은 수사기록 등을 통해 당시 테러와 알 카에다 조직 등에 대해 생생하게 파헤쳤다.

저자는 이를 통해 ‘협상이나 자기 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슬람 세계를 핍박하는 서방세계에 대한 응징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무차별적인 테러가 일어날 것임을 예견했다.

99년 이 책이 발간된지 2년만에 우리는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를 직접 눈으로 봤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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