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언더파 힘들걸"…내년 마스터스 앞둔 오거스타GC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39분



오거스타내셔널GC가 과연 ‘드라이버-웨지 코스’의 오명을 벗을수 있을 것인가.

남자 4대 메이저골프대회중 유일하게 마스터스대회는 1934년 창설대회부터 올해까지 매년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이하 오거스타GC)에서만 열려왔다.

숱한 명승부가 펼쳐진 오거스타GC는 전세계 프로골퍼들에게는 평생에 꼭 한번이라도 라운드해보고 싶은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

그런데 ‘괴물’타이거 우즈(미국)에게 97년 코스레코드(18언더파 270타)를 허용하며 정복당한 이후 오거스타GC는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드라이버티샷을 날린뒤 웨지로 충분히 파온이 가능한 오거스타GC는 더 이상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의 개최지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그 이유.

97년이후 올 대회까지 매년 나무를 더 심고 러프를 키우는 등 ‘임시방편’으로 일관했던 마스터스 위원회가 드디어 대대적인 ‘수술의 칼’을 들었다.

우즈가 16언더파 272타로 4년만에 정상에 재등극한 올해는 무려 5명이나 두자리수 언더파를 기록했기 때문. 오거스타GC의 그린이 제아무리 ‘유리판’에 비유될 정도로 빠르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비거리와 백스핀이 걸리는 첨단 골프장비로 무장한 ‘고수’들 앞에서는 더 이상버텨낼수 없다는 것이 최종 판단이었다.

이에 마스터스위원회는 오거스타GC의 원초적인 핸디캡이었던 짭은 코스전장(종전 6925야드)을 7270야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9개홀의 티잉그라운드를 수십야드씩 뒤로 후퇴시키고 페어웨이 벙커를 더 넓히는 코스개조작업이 한창이다.

이와 관련 마스터스위원회 후티 존슨 회장은 “특히 18번홀은 전세계 골프장중 가장 어려운 피니시홀로 만들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에 따르면 18번홀은 티잉그라운드를 무려 60야드나 종전 위치보다 뒤에 설치해 총길이 465야드의 ‘부담스런 파4홀’로 탈바꿈 시킨다는 것.

이렇게 되면 캐리(carry)가 320야드에 못미치는 티샷은 대부분 더 넓어진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벙커가 무서워 짧은 티샷을 친다면 오르막인 이 홀에서 200야드에 육박하는 남은 거리를 정확하게 투온시킨다는 것은 힘든 일. 게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홀인 이 홀에서 왼쪽으로 피해가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페어웨이 왼쪽은 아름드리나무숲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과연 탈바꿈한 오거스타GC에서 벌어지는 2002 마스터스대회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