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中 철강 특수를 잡아라"…포철등 투자확대 박차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6분


미국의 수입규제 움직임과 일본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전통적인 철강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 철강업체들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1980년 이래 지난해까지 철강 소비량이 4배로 증가하면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철강을 소비하는 나라가 됐다. 지난해 소비량은 1억6324만t으로 유럽연합(EU) 15개국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앞으로도 중국은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올림픽 개최 등을 앞두고 있어 철강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계 매킨지 컨설팅은 31일 “중국의 1인당 철강 소비량은 92㎏으로 말레이시아의 450㎏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철강시장 규모는 몇 년 내에 두 배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업체의 중국에 대한 철강 수출도 달리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중국에 대한 철강 수출은 29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은 각각 13.7%, 7.4% 감소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이 10차 5개년 계획(2001∼2005년) 기간 동안 2500여개에 이르는 철강업체 수를 35개로 줄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중국시장에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2003년까지 중국 업체들과의 합작사업에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포철은 중국 업체와 합작으로 설립한 3개의 현지 생산공장에 컬러강판,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철강 39만톤을 생산하는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중국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후판 제품의 중국 수출에 주력, 지난해 4만t이었던 수출량을 올해 10만t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국철강협회 전홍조(田弘肇) 국제협력팀장은 “중국은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은 자급할 수 있을 만한 기술과 설비를 확보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합작 등을 통해 서둘러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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