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黨政 획기적개편연말 단행

  • 입력 2001년 10월 26일 17시 55분


허허...虛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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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은 선거 패인이 김대중(金大中) 정권에 대한 총체적 민심 이반에 있다는 자성과 함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김 대통령에게 선거결과를 보고하고 당정의 일대 개편과 전당대회 개최시기 및 당의 지도체제 문제, 후보와 총재의 분리문제 등 정치일정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여권은 재·보선 이전의 여야 극한 대립을 조속히 해소하고 민생안정과 경제회복, 국정개혁을 위한 대화정치 복원에 나서기로 했으며 한나라당 역시 정쟁을 지양하고 ‘평화적 상생정치’를 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어 여야관계의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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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보고〓한 대표는 김 대통령에게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해서 당이 국민 속에 거듭나는 자세로 변화하고 정국을 운영하겠다”고 보고한 뒤 △중산층과 서민 농어민 등 우리 사회 주축을 이루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개발 확대 △당 총재와 소속 의원간의 대화 확대 등의 민심수습 방안을 건의했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당정의 획기적인 일대 개편은 정기국회가 매듭 되는 연말에 단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권의 자성론〓전 대변인은 26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민심 이반이 심각하며 그 동안 여러 차례 민심이 심상찮다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지난 4년 동안 국가경영과정에서 있었던 일과 미흡하게 대처했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표출”이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급부상하는 후보 조기 가시화론〓여권 핵심인사들은 선거 참패 직후 차기 대선후보를 조기 가시화하지 않고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 대통령에게 내년 3월 전당대회 개최 방안을 건의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선거 결과가 참패 쪽으로 굳어지기 시작한 25일 밤늦게 일부 여권 핵심인사들이 후보 조기 가시화를 통한 획기적 국면 전환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중도파들의 모임으로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이 이끌고 있는 중도개혁포럼도 28일 긴급 모임을 갖고 차기 당 지도체제와 조기전당대회 문제를 공식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등 일부에서는 후보 조기 가시화에 반대하며 ‘선(先) 국정쇄신’을 주장하고 있어 내홍이 재연될 조짐도 없지 않다.

▽변화하는 여야관계〓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국민이 분노하는 부정과 비리, 그리고 국정의 혼란과 기본질서의 붕괴에 대해서는 야당의 소임을 다할 것이나 앞으로 대결보다는 협력으로 상생(相生)의 정치를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대표도 “거대 야당이 된 한나라당도 수의 정치가 아니라 생산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며 “야당과의 대화정치 복원 등 정국운영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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