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병현 챔피언전도 끝내줬다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8시 20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이브를 올린 김병현이 9회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이브를 올린 김병현이 9회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일본에서 ‘대마신(大魔神)’으로 불렸던 사사키 가즈히로(33·시애틀 매리너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강타하고 있는 두 동양인 마무리 투수 중 과연 누가 셀까.

일단 성적만 놓고 보면 사사키가 압도적이다. 미국 데뷔 첫해인 지난해 37세이브에 이어 올 시즌 45세이브로 아메리칸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그는 일본에서 4년 연속 구원왕에 오르며 지금은 팀 동료인 스즈키 이치로보다 먼저 5억엔의 최고연봉을 받았다. 선동렬(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이 일본에서 한번도 구원왕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도 사사키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

이에 비해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경력이 전부인 김병현은 입단 3년째인 올 시즌 중반에야 주전 마무리로 발탁됐고 올해 거둔 18세이브가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이런 김병현도 이제 할말이 생겼다. 김병현은 21일 적지인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2이닝동안 무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점수차는 7-3으로 컸지만 애리조나로선 역전의 위기를 맞은 8회말 무사 만루에서 김병현은 등판했다. 이미 두 차례의 등판에서 2와 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은 김병현은 강타자 하비 로페스를 2루앞 병살타로, 신예 톱타자 마르쿠스 자일스를 3루 직선타구로 처리하며 간단하게 이닝을 마쳤다. 로페스의 병살타때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스코어는 7-4.

▶김병현이 경기후 맹타를 휘두를 카운셀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어 애리조나는 9회초 크레이그 카운셀의 적시타와 루이스 곤살레스의 3점홈런으로 4점을 보탰고 김병현은 9회말 훌리오 프랑코, 치퍼 존스, 브라이언 조던으로 이어지는 애틀랜타의 중심타선을 삼자범퇴시켜 자신의 두 번째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따냈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전날 3차전에서 커트 실링의 5-1 완투승에 이어 연승을 거두며 3승1패를 기록, 대망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김병현으로선 사사키는 물론 동양인 투수 중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월드시리즈 마운드가 눈앞에 다가온 것.

한편 시애틀은 이날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브렛 분이 5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15안타를 폭발시켜 14-3으로 대승을 거두고 2패후 첫 승을 따냈다. 이치로는 이날도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포스트시즌 타율 0.500에 8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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