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핵무기 추가 테러 우려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5시 47분


‘9·11 테러’ 사건의 배후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이 핵무기나 핵무기 제조용 물질을 입수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드러나 이를 이용한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유엔 테러방지국은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보기관의 자료 등을 인용, 빈 라덴이 소형 핵무기를 입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보당국도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가 핵무기 획득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대사관에 대한 테러 혐의로 체포된 알 카에다의 한 조직원은 2월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이 90년대 초반 수단에서 알 카에다의 우라늄 입수를 돕기 위한 일련의 회동을 주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94년 체코에서는 구 소련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농축 우라늄 약 2.7kg이 실린 자동차가 적발돼 핵물질 도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낡은 핵시설 현대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도난 우려 때문.

IAEA는 핵무기와 핵물질에 대한 보안이 비교적 철저하고, 핵무기 제조기술이 쉽지 않아 핵무기가 테러에 이용될 개연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일부 대학생들이 공개된 자료를 보고 초보적인 핵무기를 설계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장벽이 낮아진데다 핵물질이 암거래되고 있어 핵무기를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도했다.

핵 전문가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장은 히로시마에 투하한 것과 같은 가장 간단한 핵무기도 TNT 1만5000 t에 해당하는 폭발력으로 10만명 이상을 숨지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9.11 테러’ 때 뉴욕 국제무역센터를 붕괴시킨 파괴력은 TNT 1000 t정도.

전문가들은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손에 넣을 경우 선박 등을 이용해 미국으로 반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반입되는 화물 컨테이너는 하루 평균 5000 개 이상인데 이중 엑스레이 검색을 받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의심이 가는 컨테이너가 있어도 일일이 열고 내용물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기 때문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미국내 핵발전소와 무기공장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대비 모의훈련에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었던 발전소와 공장들은 50%가 채 안될 만큼 보안에 허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테러범 사용 가능 핵무기 종류와 특징
종 류특 징위 력특 기 사 항
소형핵폭탄
(핵지뢰)
-서류가방 크기 정도의 휴대용 핵폭탄-터널, 발전소 등의 기간 시설 파괴용-미국과 러시아, 다수 보유
-러시아, 10여개 분실 인정
-테러범 사용 가능
더티밤
(Dirty Bomb)
-재래식 폭탄과 방사능 물질을 결합해 쉽게 제조-반경 수㎞까지 방사능 오염-테러범 사용 가능
원자폭탄-공대생이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구조
-소형 1개 만드는 데 고농축 우라늄 약 57㎏ 필요해 저효율적
-소형의 경우 TNT 1만 5000t의 폭발력(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 정도의 위력)-테러범 사용 가능
수소폭탄-설계 제조 매우 복잡
-에너지 효율 높음
-TNT 100만t 이상의 폭발력-테러범 사용 가능성 거의 없음

<워싱턴=한기흥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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