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안철수 株價 과열…추격매수 조심!

  • 입력 2001년 9월 20일 19시 03분


새로운 황제주 등극을 향한 안철수연구소(이하 안연구소)의 발걸음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일에도 결국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지만 71만1653만주라는 대량 거래를 수반, 상한가행진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장중 한때 상한가를 이탈하는 등 위태위태한 모습이 엿보였다.

13일 2만3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등록, 6일째 상한가행진을 기록중인 안연구소의 20일 현재 주가는 8만800원. 시가총액은 무려 5797억원에 이른다. 등록 첫날부터 시가총액 상위권을 향해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내달리더니 하나로통신까지 제치고 시가총액 6위에 안착했다.

지분 39.94%(286만6838주)를 가진 안철수 사장도 보유주식 평가금액이 2316억4000만여원으로 껑충 뛰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를 일찌감치 앞지른 데 이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2464억원)을 바짝 추격중이다.

안연구소에 대한 시장전문가들의 평가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국내 컴퓨터바이러스백신시장의 60%를 선점했으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보기 드문 우량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로 화제가 옮겨가면 말이 달라진다.

좋은 기업임에는 틀림없지만 8만원대라는 주가는 펀더멘털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 안연구소에 대해 여러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도 3만∼7만원선에 불과, 마음씨 좋은 애널리스트들조차 고개를 내젓고 있다. 등록 직전 장외거래가격은 6만9000원.

“한두달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기관들의 보유확약 등에 의한 수급상황상 10만원선 돌파도 예상되지만 “추격매수는 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증권은 19일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안연구소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끌어내렸다.

이날 터진 거래량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듯하다. 많아봐야 1만주 미만이던 일일 거래량이 18일 2만2970주, 19일 6만5674주로 서서히 증가하다가 20일 폭발하듯이 급증했기 때문. 안연구소의 2, 3대 주주인 삼성SDS(9.4%)와 산업은행(8.1%)도 보유물량을 일부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증권 김희연 애널리스트는 “안연구소 주가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매도물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대단히 위태로운 상태”라면서 “추격매수는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안연구소를 제외한 퓨쳐시스템 시큐어소프트 장미디어 등의 보안주들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는데 안연구소의 흔들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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