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만학도 장애인의 발이 되어 주십시오"

  • 입력 2001년 9월 13일 21시 25분


“뒤늦게 배움의 기회를 가지려는 장애인들이 학교를 갈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이들을 학교에까지 태워 줄 차량 자원봉사자 안 계십니까?”

올해초 설립된 ‘모두사랑장애인야간학교’(대전 서구 월평동 성민빌딩3층) 오용균(吳龍均·56·사진) 교장은 요즘 대전지역 각 기관과 단체에 개설된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이 학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운영예산을 지원받는 일반 교육기관과는 달리 낮에 시간이 없는 장애인들의 야간교육을 위해 오교장과 몇몇 후원자가 나서 설립한 학교.

오교장은 92년 공군중령 복무시절 뇌종양이 발견돼 수술하는 과정에서 운동신경 뇌세포를 다친 1급 지체 장애자이기도 하다.

설립 소식이 알려지자 장애인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70,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어야 할 30,40대 장애인들이 몰리기 시작해 지금은 39명에 이르고 있다.이들은 저녁 7시에 차량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학교(월평동 성민빌딩 3층)에 도착,40여평 교실을 쪼개 만든 특수교육반 초 중등반 컴퓨터교육반 등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그러나 추가 입학하려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으나 이들을 학교에까지 태워 줄 차량봉사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서구 관저동에 사는 강은주씨(24·여·뇌성마비)는 8월초부터 입학을 희망했으나 교통편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으며 정신지체아 이은미양(11·동구 신흥동)도 마찬가지.

오교장은 “이미 입학한 장애우들은 자원봉사자에 의존하고 있으나 강씨와 이양 등은 거리가 멀어 봉사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042-471-7890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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