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이형택 '깊은 상처'…첫판 에스퀴드에 완패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35분


이형택 '서브만 더 강했더라도…'
이형택 '서브만 더 강했더라도…'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의 혈액형은 B형이다.

평소 이형택은 “B형이어서 나쁜 일이 생겨도 잘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는 아픈 기억을 빨리 지워버릴 수 있을까.

29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남자단식 1회전.

이형택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16강 진출의 돌풍을 일으킬 때 2, 3회전을 치렀던 10번 코트에 1년 만에 다시 섰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서려 있는 코트에 섰지만 이형택은 31번 시드의 니콜라스 에스퀴드(프랑스)에게 0-3(2-6, 1-6, 2-6)으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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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형택의 굳어진 얼굴은 경기 내내 펴질 줄 몰랐고 두 차례나 라켓을 집어던졌을 만큼 경기 내용이 나빴다. 단 5게임을 따내는 데 그쳤고 자신의 서비스 경기를 7차례나 브레이크 당하며 위닝샷에서도 19-33으로 크게 뒤졌다.

당초 이형택은 에스퀴드가 베이스라이너라고 판단, 경기 초반부터 스트로크 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과감한 서브 앤드 발리를 구사한 에스퀴드에게 무기력하기만 했다.

이로써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1회전 탈락한 이형택은 내심 지난해 영광 재연을 노렸던US오픈에서 오히려 깊은 상처만을 안은 채 물러났다. 특히 지난해 US오픈에서 4회전까지 오르면서 따냈던 랭킹 포인트가 한꺼번에 빠지게 돼 현재 세계 랭킹 67위인 이형택은 90위 초반까지 순위가 떨어지게 된다.

이형택과 함께 동반 출전한 조윤정(삼성증권)은 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11위의 강호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를 맞아 최선을 다했으나 0-2(3-6, 5-7)로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세계 147위에 불과한 조윤정은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 출전에 위축된 듯 1세트에서 힘을 못썼으나 2세트 들어 대등한 스트로크 싸움을 벌여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뉴욕〓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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