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사 역마진은 엄살?"

  • 입력 2001년 8월 22일 18시 26분


높은 금리를 이미 보장해 줬는데 금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도저히 수익이 안 난다는 보험사의 ‘역(逆)마진’ 주장은 엄살일까. 금융감독원은 22일 “역마진 현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생보사가 당장 망할 만큼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지난해 2조7000억원대 역마진을 냈던 21개 생명보험사가 올 4∼6월 961억원의 ‘이자율차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자율차 이익’이란 보험사가 돈을 굴린 결과에서 고객에게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예정이자를 뺀 금액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4∼6월 생보사의 운용이익률은 8.1%, 예정이율은 7.5%. 연리 7.5%로 돈을 빌린 후 이 돈을 활용해 8.1%의 수익을 낸 셈이다.

생보사는 지난해 10월 이후 주식투자 비중을 15%에서 5%까지 낮춰 주식시장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 또 확정금리 상품 대신 금리연동 상품을 팔고, 만기 때 보험료를 돌려주는 저축성 상품 대신 보장성 상품을 주력으로 삼아 금리부담을 덜게 됐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생보사가 역마진 현상을 우려하는 분위기에 편승해 손쉽게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듯하다”며 “사고비율을 낮추는 노력과 자체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역마진 현상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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