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ING베어링 '中 WTO가입' 보고서

  • 입력 2001년 8월 19일 18시 22분


중국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되면 중국의 저가품 공세가 더욱 거세져 아시아 역내 무역마찰이 크게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ING베어링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WTO 회원국이 되면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정책적으로 주력상품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경직된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들이 중국과의 심각한 무역마찰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런 나라들로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언급하며 “이들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저가품 공세에 대처하려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경우 올해 초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이미 중국과의 무역마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과의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중국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특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NG베어링의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팀 콘돈은 “땅 값이 훨씬 비싼 일본 대만 등지의 기업들이 중국의 기업과 경쟁하려 한다면 한쪽 팔을 등 뒤로 묶은 채 마이크 타이슨과 싸우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인 세계 수요 감소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WTO가입 기획 시리즈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이런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한국의 수출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한국 수출은 △4월 10.2% △5월 7.7% △6월 13.4% 감소에 이어 7월에는 20%가 줄어 196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주로 반도체와 통신관련 장비 분야가 부진하다는 것.

이 신문은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는 일본과 저임금으로 무장한 중국 사이에서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섬유, 신발, 저가의 전자제품 등 수익성이 낮은 산업에서 탈피해 첨단기술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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