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리델 와인글라스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51분


와인은 담는 잔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이상적인 와인잔은 와인의 색이 잘 보이도록 무색투명하고 매끈해야 하며 입술의 촉감을 느낄만큼 얇아야 한다. 와인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중간부분은 볼록하고 윗부분이 좁아지는 잔이 좋다. 잔의 다리는 충분히 길어서 손가락의 체온으로 인해 와인의 온도가 변하거나 잔에 손자국이 나지 않아야 한다.

와인잔의 넓이는 잔을 약3분의1 가량 채웠을 때 가장 안정감이 들어야 하고 잔을 돌려 소용돌이를 일으켜도 넘치지 않아야 한다. 또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적절한 깊이와 넓이가 있어야 한다.

와인잔의 ‘교과서’는 오스트리아의 리델(Riedel)이다.

세계적인 와인글라스 제조업체인 리델은 1756년 창업이래 250년간 10대째 내려오면서 와인글라스만을 만들어왔다. 오스트리아의 시골마을 쿠프슈타인에 공장이 있고 직원은 약300명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60여개국에 와인글라스를 수출하고 있다. 매출은 7000만 달러 이상.

리델의 성공비결은 피노누나 카베르네쇼비뇽 샤도네이 리스링 등 전세계의 모든 와인에 맞는 개별적인 와인잔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각 와인의 색과 향과 맛을 살려 와인 고유의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뉴욕 모던아트 박물관의 영구 전시품이기도 한 리델의 와인잔은 지난해 김대중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평양만찬장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체코의 보헤미아에서 시작된 리델기업은 2차대전과 체코의 공산화 등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와인글라스라는 일관된 제품으로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유리잔은 과감히 깨뜨리는 자존심, 외상으로 물건을 주지 않는 거래방식 등이 오늘의 리델을 있게 했다.

‘성공했다고 쉬는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다.’ 리델의 조지 리델 사장의 말처럼 꿈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하는 그들에게 와인시장의 성장만큼 리델의 성공또한 준비돼 있는 듯하다.홍 성 민(보석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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