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숙에게 이번 대회는 특히 뜻이 깊었다. 92년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 이후 올 3월 동아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13번의 국내 레이스에서 모두 3위안에 들었지만 이같이 큰 대회는 처음이었던 것. 특히 출전 전부터 ‘나이가 많은데다 세계무대에서 겨룰 기록이 아니다’며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출전선수 명단에서 뺄 것을 고려했던 선수였기에 그 의미는 더 컸다.
윤선숙은 이날 자신의 최고기록에 꼭 1분 늦은 2시간33분09초로 들어왔지만 경기가 펼쳐진 에드먼턴 코스가 급경사의 어려운 코스인데다 기온이 섭씨 25도로 높아 세계적인 건각들이 줄줄이 기권한 점을 감안하면 정상급 레이스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선숙은 이날 레이스를 마친 후 “큰 무대에서 직접 뛰어 보니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며 “유망한 후배들에게 이 같은 큰 대회에서 뛸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일본 못지 않게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