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세계선수권]첫 출전 16위 윤선숙 "큰대회 뛸 기회 많았으면"

  • 입력 2001년 8월 13일 23시 37분


200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출전해 16위에 오른 윤선숙(29·서울도시개발공사)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했다. 큰 무대에서 비교적 좋은 기록을 냈다는 것에 자신감도 얻었지만 좀더 일찍 이 같은 무대에 섰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아쉬움 또한 컸기 때문이다.

윤선숙에게 이번 대회는 특히 뜻이 깊었다. 92년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 이후 올 3월 동아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13번의 국내 레이스에서 모두 3위안에 들었지만 이같이 큰 대회는 처음이었던 것. 특히 출전 전부터 ‘나이가 많은데다 세계무대에서 겨룰 기록이 아니다’며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출전선수 명단에서 뺄 것을 고려했던 선수였기에 그 의미는 더 컸다.

윤선숙은 이날 자신의 최고기록에 꼭 1분 늦은 2시간33분09초로 들어왔지만 경기가 펼쳐진 에드먼턴 코스가 급경사의 어려운 코스인데다 기온이 섭씨 25도로 높아 세계적인 건각들이 줄줄이 기권한 점을 감안하면 정상급 레이스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선숙은 이날 레이스를 마친 후 “큰 무대에서 직접 뛰어 보니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며 “유망한 후배들에게 이 같은 큰 대회에서 뛸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일본 못지 않게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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