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 '눈물의 승리'…해태에 역전승

  • 입력 2001년 7월 25일 00시 03분


“뭐라 말할 수 없는 비통한 심정입니다.”(롯데 우용득 감독대행)

“우리 모두가 죄인입니다. 오늘만큼은 꼭 이기겠습니다.”(롯데 박정태)

롯데가 김명성 감독의 영전에 눈물의 승리를 바쳤다.

24일 해태와의 홈경기를 앞둔 사직구장의 롯데 더그아웃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새벽 김명성 감독이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뜬 충격에 빠져 고요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유니폼 왼쪽 어깨에 검은 리본을 달고 나온 롯데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묵념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광판에는 지휘봉을 휘두르던 김 감독의 생전 모습이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평소 열성 팬으로 북적거린 사직구장은 3000명의 팬만이 관중석을 채워 썰렁했고 치어리더는 물론 앰프와 음악까지 사용하지 않아 엄숙함마저 흘렀다.

고인의 사인이 ‘성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로 알려지면서 더욱 비통해진 롯데 선수들은 이날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고 초반 부진을 씻고 7-4 역전승을 거뒀다.

4회초 0-3까지 뒤져 불안하게 출발한 롯데는 착실하게 추격전을 전개했고 4-4 동점이던 7회말 7-4로 전세를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임재철의 좌중간 안타와 박정태의 왼쪽 2루타, 호세의 볼넷 등을 묶어 내리 3점을 뽑아낸 것.

롯데 선발 손민한은 7이닝 동안 28타자를 상대해 삼진 5개, 안타 8개에 4실점으로 시즌 10승(3패) 고지를 밟으며 신윤호(LG)와 다승 공동선두에 나섰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 선수들은 해태 선수단과 함께 부산 동아대병원 영안실로 전체 조문을 갔다.

수원 경기에서는 선두 현대가 퀸란의 3점 홈런(시즌 18호)에 힘입어 LG에 9-6으로 역전승했다.

잠실에서는 선발에서 다시 마무리로 원대복귀한 진필중이 소방수로 나선 두산이 SK를 5-3으로 눌렀다. 두산 선발 조계현은 3연패에서 벗어나며 모처럼 시즌 2승을 거뒀고 진필중은 전날 LG전에 이어 연속 구원에 성공, 시즌 13세이브째를 올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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