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양 평화마을 주민들 진주서 '보은의 집짓기'

  • 입력 2001년 7월 23일 21시 35분


지난해 8월 한국 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한국 해비타트)의 도움으로 집없는 설움을 면했던 전남 광양시 다압면 ‘평화를 여는 마을’ 주민들.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 이들이 ‘보은의 집짓기’행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이 마을 주민 김형길씨(40) 등 11명은 월차휴가를 내거나 가게문을 닫고 한국 해비타트가 경남 진주시 명석면 외율리 일대에 12채의 집을 짓는 ‘진주 평화마을’ 건축사업 에 일손을 보태러 갔다.

이 마을 부녀회는 입주 예정자들에게 줄 김치 한통과 밑반찬용 감자 한박스를 준비하는 등 작은 정성도 모았다.

이들은 작업현장에 도착해 담장 터파기와 벽돌 나르기 등 지난해 자신들의 집을 지으며 갈고 닦았던 일솜씨를 맘껏 발휘하며 오전 작업을 마쳤다.

가져온 음식으로 이 곳 입주 예정자들과 점심을 나눠먹은 주민들은 오후에는 못주머니와 망치를 들고 외벽에 합판을 부착하는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김형길씨는 “집없는 설움을 면한 그 기쁨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만사를 져쳐두고 왔다”며 “이곳 주민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이 영호남 화합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32가구 120여명이 입주해 있는 평화를 여는 마을 주민들은 다음달 11일 ‘진주 평화마을’ 입주식 이전에 한 두차례 더 이곳을 찾아 벽지 바르기와 보일러 설치 등 마무리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해비타트는 8월5일부터 10일까지 국내 외 자원봉사자 9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20채의 집을 짓는다는 목표로 경남 진주시 명석면을 비롯, 충남 아산시 도고면,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 경북 경산시 하양읍 등 6곳에서 대대적인 건축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광양〓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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