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흑곰' 우즈 용병 첫 MVP…동군 6대2 승리

  • 입력 2001년 7월 17일 22시 32분


두산 타이론 우즈(32)의 ‘코리안 드림’은 올스타전까지 이어졌다.

우즈가 2001 프로야구 ‘별중의 별’로 한여름 밤하늘에 높이 뜬 것.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우즈는 1점홈런을 포함, 4타수 4안타 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대망의 올스타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그는 기자단 유효투표 56표 가운데 53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우즈는 0-0인 1회 선제 1점홈런을 날린 뒤 3개의 단타를 차례로 날렸고 볼넷으로 출루한 7회엔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는 등 ‘원맨쇼’를 펼쳤다. 9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우즈는 외국인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며 ‘코리안 드림’을 이룬 선수. 데뷔 첫해 홈런 신기록(42개)을 세우는 등 해마다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어 호쾌한 장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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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한국 진출 3시즌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 홈런 레이스 1위에 올랐으나 올스타전 2게임에서는 9타수 2안타에 그쳤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홈런 3위(20개), 타점 6위(61점), 득점 4위(63점), 장타력 6위(0.563) 등 공격에서 고르게 활약하고 있는 우즈는 눈부신 기량뿐만 아니라 성실한 성격과 융화력으로 ‘무늬만 용병’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회식자리에서는 ‘폭탄주’도 단숨에 마실 정도.

올 시즌엔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자신의 팬클럽과 함께 홈런 1개에 10만원씩을 적립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98년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른 우즈는 외국인선수론 처음으로 올스타 MVP까지 거머쥐어 미국에서 못 이룬 ‘성공시대’를 한국에서 열었다.

20주년을 맞은 이날 올스타전은 ‘한여름 밤의 축제’답게 뜨겁고 유쾌했다. 40명의 선수와 2만7000여명의 팬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고 잠실구장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1회엔 동군 우즈와 이승엽(삼성)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5회가 끝난 뒤엔 한때 삼성에서 ‘황금콤비’를 이뤘던 선후배 LG 양준혁과 삼성 이승엽이 끝까지 숨막히는 홈런레이스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6회엔 정수근(두산)이 타격 전 한 손을 들었다 놨다 하는 선배 박정태(롯데)의 특이한 타격폼과 양준혁의 ‘개다리 타법’을 흉내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포수 홍성흔(두산)은 6회부터 3루수로 포지션을 바꿔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이는 ‘깜짝쇼’를 펼치기도 했다.

이 경기는 우즈가 타선을 주도한 동군이 서군에 6-2로 이겨 역대전적 16승9패로 우위를 지켰다.

<김상수·김종석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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