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제이미파]세리는 강심장…역전위기 침착하게 탈출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33분


“11개홀 연속 파세이브를 했어도 전혀 초조하지 않았어요. 보기가 없었거든요. 17, 18번홀에서 충분히 승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세리의 우승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그의 플레이는 시종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9일 오하이오주 실바니아 하일랜드메도GC(파71·6365야드)에서 열린 2001 미국LPGA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4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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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보다 6타나 뒤진 채 출발한 마리아 요르스(스웨덴)는 16번홀(파4)에서 8번째 버디를 낚으며 기어이 박세리와 동타(합계 13언더파)를 이뤘다.

하지만 ‘장타자’ 요르스의 집중력은 승부홀이었던 17번홀(파5)에서 한순간에 무너졌다.

티샷을 왼쪽 러프에 빠뜨려 투온을 포기한 채 그린까지 104야드 지점에 레이업한 그의 세 번째 샷은 그만 뒤땅을 치면서 그린 오른쪽 벙커 언저리에 멈춘 것. 다행히 파세이브가 가능한 홀컵 1m20 지점에 4온시켰지만 이미 집중력이 흐트러진 요르스의 파 퍼팅은 홀컵을 비켜나갔다. 반면 박세리는 17번홀에서 호쾌한 우드3번샷으로 그린 에지까지 2타만에 도달한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아 요르스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17번홀은 나흘연속 박세리에게 버디를 안겨준 ‘행운의 홀’이 됐다.

하지만 박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연속된 파5홀인 18번홀에서 드라이버 대신 우드3번으로 안전한 티샷을 날린 박세리는 우드7번으로 그린 앞 62야드 지점까지 보낸 뒤 샌드웨지로 홀컵 3m 지점에 3온시켜 그린 주위에 몰려든 갤러리들의 우승 축하 박수를 미리 받았다.

◇박세리-요르스 홀별 스코어 (○=버디 ·=파 △=보기)

123456789101112131415161718
43444353444443445571
박세리·············68
누적-12-12-12-12-12-12-12-12-12-12-12-13-14-14-13-13-14-15-15
요르스·······64
누적-6-6-7-7-6-6-7-7-8-9-10-10-11-12-12-13-12-13-13

첫 퍼팅을 안전하게 홀컵에 붙여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

하지만 박세리는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를 염두에 둔 듯 과감한 버디 퍼팅을 시도했다. 출발하자마자 홀컵 오른쪽 끝으로 향해 굴러가던 볼은 예상했던 훅라이를 타고 홀컵 바로 직전에서 안쪽으로 휘어지며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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